Moria Nesteia
(휙휙 흔들리던 손이 별안간 멈춥니다. 번갈아 바라보던 모습이나, 의도를 모르겠다는 표정에 귀엽다는 듯 웃음 짓는 것과 별개로, 눈썹 일그러지는 것을 보니 상황이 묘오오하게 흘러가고 있다는 것을 깨달은 모양입니다. 첫만남-정확히 말하면 두번째 정도의 만남!-에서 눈 앞에 손이나 휙휙 흔들고 있는 꼴이라뇨! 일반적이지 않습니다! 황당한 막장 만화에서도 이런 상황은 없었습니다! 하여 괜시리 넋이 아예 없어진 건 아닌 것 같은데~ 하는 중얼임과 함께 팔자 눈썹을 손가락으로 살살 올려주는 것으로 행동을 마무리 짓습니다. 팔자 눈썹하면 슬퍼보여! 하는 쓸데없는 덧붙임과 함께요!) 하지만 몸을 움츠리면 허리에 안 좋을거야! 보기에도 안 좋고~ 겁먹은 토끼-;- 같아보이잖아! 당당하게 살아야지! 허리 쭉 피고! 애초 곯는 소리는 원래 나는 것인걸! 신체에서 내는 소리는 굳이 숨길 필요 없다고 했어! 곯는 소리나, 하품이나... ...무튼 전부! 추울 때는... 추울 때는... 핫팩이나 날 찾으면 돼. 나 따끈따끈한 편이다? 만져볼래? (엉거주춤 눈치 살피는 너 홀랑 잡아다 쭉쭉 펴줍니다. 눈치 볼 필요 없어! 편하게 굴어! 라는 외침이 섞여들리네요.. ....그렇다고 올리브처럼 눈치 안 보고 살면 언젠가 발목 잡히겠지만요! 뭐든 적당한게 최고죠, 적당한게....)
어라, 부끄러워할 필요없는데! (고개 옆으로 기웃거리며 곰곰...) 그래~ 네가 잊길 바라면 잊어줄게. 그게 뭐가 어렵다고! (가벼운 태도입니다. 본래부터 올리브는 과거의 일에 연연하지 않는 편이기도 했죠. 그러니 더욱 가벼웠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손 휘휘 허공에 저어보입니다. 심지어 작은 아기 토끼-어느새 아기 토끼가 되어버린거죠? 아무래도 올리브는 당신을 토끼로 보기로 작정한 모양입니다.-가 바라는 일인데... 못할리가! 희망의 불씨 피우는 당신을 알리없는 올리브는 주접식으로 우리-?- 리아 똑똑해! 귀여워! 따위의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고분고분 고개 끄덕이는 모습마저 올리브의 눈엔 깜찍하게 보여... 괜히 싹싹 쓰다듬어 주었습니다. 별안간 학우에게 쓰다듬어진 리아... 첫날부터 일진-아닙니다.-에게 토끼로 찍혀버린 느낌이네요. 어느 미연시 게임이 떠오르는 구도입니다. 물론 올리브는 음식을 쥐여쥘지 언정 협박이나 심부름 따위 시키지 않지만요.)
(헛소리와 같은 응원도 받아주는 착한 리아... 당신의 끄덕임에 들뜬 올리브는 응! 내가 도와줄게! 잘 버티도록! 하며 손 꼬옥 맞잡았습니다. 유난히 스킨십이 많은 하루입니다...) 마음에 들었나봐? (뿌듯한 표정입니다. 늘 쿠키를 들고 다니던게 오늘을 위한 빌드업이었나 싶을 정도로 만족스러운 반응! 올리브는 씩 웃으며 당신의 감탄사에 우쭐! 고개를 치켜들다가 어미새마냥 따르는 리아의 손을 붙잡습니다. 좋아! 그럼 가보자! 하며 한 팔을 치켜드는 모습은 어느 모험물 소년 만화의 파도를 밑에 두고 엄청난 여정을 다짐하는-!- 주인공과 닮은 듯 합니다. ...물론 그런 엄청난 모험은 아니지만요. 그저 학교를 탐방할 뿐이니까...) 의욕이 조금 생겼나보네! 그런 널 위해... 일단 학교 외부부터 둘러볼까? 섬이니까 예쁜 풍경이 많을 것 같아! 예쁜 꽃이 있으면 어딨는지 알아둬야지! 덤으로 비밀 장소도 정해두면 좋겠다! (머릿속으로 몰래... 마지막에 리아를 식당으로 데려다 줘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리아는 아까부터 배고파했으니 밥을 먹여야겠다 생각했거든요! 하지만 마지막인 이유는... 모든 탐방을 끝내고 리아를 편하게 두고 싶다는 생각과 별개로, 리아와 더 오래 있기 위함입니다. 리아 몰래 머릿속으로 착실히 계획을 세우고 있는 올리브! 영악하네요!)